앱코 PBT 이중사출 컬러 키캡 LP

앱코 PBT 이중사출 컬러 LP 키캡 교체 후기 적어봅니다. 정확한 제품명은 '앱코 해커 PBT 이중사출 컬러 키캡 LP'로 되어 있네요. 이게 지금은 단종되어서 더 이상 구매할 수 없습니다. 1만 원대로 구매할 수 있는 그나마 품질 괜찮은 키캡이었는데 더 사려고 하니 살 수 없더군요.

 

초기 발매 때는 13 컬러로 출시되었습니다. 당시로서도 상당히 획기적인 기획이었고, ABS 키캡들도 1만 원 전후로 판매되고 있었는데 PBT가 같은 가격에 나와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었죠.

 

저도 나중에 알아서 구하려고 보니 인기 색상들은 벌써 품절이 났더군요. 지금 구매해서 소장 중인 컬러는 블루 컬러와 그레이 컬러입니다.

 

특이하게 핑크와 블루를 믹스하거나 화이트와 블랙을 믹스한 버전도 13가지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구할 수만 있다면 모든 컬러를 다 구해 보고 싶은 욕심도 생기네요.

 

이 제품의 키캡 높이는 LP, 그러니까 Low Profile입니다. 일반 OEM 키캡보다 상당히 낮은 높이여서 처음 교체하고 칠 때는 살짝 이질감이 느껴지더군요. 이건 조금만 사용하면 익숙해지므로 금방 적응할 수 있습니다.

 

 

* 참고: 키캡 높이에 따른 분류 

 

높이 순서대로

 

DCS LP(로우 프로파일)

DCS 체리

DCS OEM(마제 높이)

SA 

순서로 높이가 높아집니다.

 

이 중에서 LP는 일반적으로 낮은 높이의 키캡을 뜻하며, 체리보다 약간 높거나 약간 낮은 것 등 제조사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스텝스컬처가 적용된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앱코 PBT 이중사출 컬러 LP 키캡 체리보다 약간 높은 로우 프로파일입니다. 높이를 재 보니 스텝스컬처가 잘 적용되어 있어서 각 열에 맞게 체리보다 조금씩 높게 만들어졌네요.

 

국내에서는 체리 프로파일이 가장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OEM 높이가 더 많이 쓰이는 것 같습니다.

 

높이에 따라서 타건감도 달라지고 키압도 달라질 수 있어서 자신에게 맞는 높이의 키캡을 찾는 것도 중요합니다. LP 방식은 낮은 높이로 인해 타건 부담감이 적고 빠른 속타에 적당합니다. 

 

단단한 PBT의 키감, 매혹적인 컬러

 

PBT 키캡만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단단함이 그대로 전달되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ABS 키캡을 두껍게 만든 걸 본 적은 없지만, PBT 키캡 제품은 상당히 두꺼운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앱코 PBT LP 키캡 역시 이런 두꺼운 종류의 PBT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조사 설명에는 체리 프로파일을 채택하고 있다고 되어 있으며, Spcae 키도 일반 체리 규격에 잘 맞습니다. 

 

플라스틱 블러스터 포장이 되어 있어서 하나씩 키캡을 보관하기도 좋고, 또 키캡 리무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혜자 가격이라고 할 만하네요.

 

제품 포장에는 'PBT KEYCAP LP', '컬러 PBT LP 이중 사출 키캡'이라고 제품명이 적혀 있습니다. 104 키 제품에 적용할 수 있고, 텐키리스 제품도 당연히 쓸 수 있습니다.

 

LED 투과를 위해 키캡 디자인이 되어 있는데요, 아쉽게도 끊어진 폰트로 대표되는 저가형 제품에 들어가는 폰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두 가지 소장 버전 중에 그레이 컬러의 경우, 아예 먹각처럼 이 폰트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것도 먹각 스타일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오히려 좋아할 만하겠네요.

 

블루 컬러는 폰트의 명확함이 떨어져서, 아래쪽에 밝은 라이트가 없다면 폰트 시인성이 떨어집니다. 자판을 외우지 않은 분이라면 보기에 불편할 정도네요.

 

왜 이렇게 폰트 출력이 구분감 없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밝은 LED를 가지고 있는 키보드에서는 잘 활용할 수 있을 테니, 더 비싼 키보드를 구매하라는 배려일까요?

 

아무튼 이런 폰트 시인성 부분을 빼면 마감이 좀 부족한 것 빼고는 꽤 괜찮게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누를 때 아주 묵직함이 잘 느껴져서 PBT를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에게 체험판으로 건네기 좋아 보입니다.

 

그리고 색감이 너무 예쁩니다. 색감으로만 본다면 정말 매혹적이라고 할 정도로 블루는 부드러운 크림 하늘색 컬러를 잘 표현하고 있죠. 

 

그레이는 먹각으로 잘 사용되는 약간 붉은빛이 들어간 그레이입니다. 끼워 놓으면 품격 있는 키보드로 바뀌게 되죠. 정말 다른 컬러를 다 써 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컬러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핑크 컬러를 조합해서 사용해 보고 싶은데 단종되어 안타깝네요.

 

포장이 잘 되어 있는 편이어서 교체하는 키보드의 원래 키캡을 블러스터 포장에 하나씩 넣어 포장해 두면 나중에 다시 원래대로 복구할 때도 편리하겠네요.

 

정말 깔끔한 컬러 조합

 

지금 위 사진 상의 제품은 앱코의 K510입니다. 안쪽 문자열 자판과 방향키, 오른쪽 흰색 펑션키들은 콕스의 CK01 PBT에서 가지고 온 키캡을, 그리고 문자열 외의 나머지 파란색 키캡들은 앱코 PBT 이중사출 컬러 키캡 LP 제품입니다.  

 

높이가 다른 키캡들을 같이 조합해서 사용해도 별로 큰 불편함은 없습니다. CK01 PBT에 사용된 키캡의 크기가 일반적인 것보다 약간 작은 듯한데요, 전체적인 폰트 컬러링이 잘 되어 있어서 그런지 잘 어울립니다.

 

저는 그냥 기본 구성된 것보다 이렇게 조합해서 마음에 들게 바꿔서 쓰는 게 더 좋더군요. 참고로 K510은 스프링 윤활을 해서 팅팅 거리는 소리도 줄어들었고 안쪽에 흡음재를 넣어서 더 단단한 키감을 보여줍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키캡이 삐뚤삐뚤 돌아가 보인다는 점인데요, 세미클래식 방식의 상판 때문이거나 혹은 사용된 카일 광축 스위치의 특성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낮은 높이의 LP 방식이면서 하단부는 이중사출로 인한 반투명 부분이 존재합니다. 이 때문에 LED가 밝은 키보드에서는 더 하단 쪽이 밝은 현상이 있네요. 좀 특이합니다.

 

마감은 좀...

 

키캡의 완성도는 100점 만점에 80점쯤 되는 것 같습니다. 사출 자국이 상단에 남아 있는 키캡들이 많고, 이중사출로 어쩔 수 없이 생기게 되는, 두 컬러를 결합할 때 볼 수 있는 도색 오류도 약간 있는 편입니다.  

 

그래도 사용자 입장에서는 정말 저렴한 가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PBT 키캡이어서 충분히 눈 감아줄 수 있는 수준의 오류라고 하겠네요.

 

긴 키캡은 상단면에 3개~4개씩 연결된 점처럼 런너 사출 자국 같은 게 보이는데, 굳이 신경 써서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위치에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네요.

 

좀 더 고가 라인으로 다시 마감도 신경 써서 출시한다면 구매 의향이 있습니다. 그만큼 이 정도에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이죠.

 

저가 로우 프로파일 키캡의 좋은 예

 

장점이라면 PBT 특유의 사각거리는 느낌과 까끌한 질감, 단단한 키감을 잘 전달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고, 단점은 선명하지 못해 시인성이 좋지 못한 폰트 인쇄와 전체적인 마감을 들 수 있겠습니다. 

 

폰트가 더 선명하고 투과율도 좋았다면 정말 고급 키캡이 되었겠죠. 그냥 딱 그 가격만큼이라고 하기에는 과분하고, 고급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은 그런 제품이네요.

 

혹시나 앱코 PBT 이중사출 컬러 LP 키캡 한 번 사용해 볼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컬러의 장점을 느낄 수 있게 유색 버전으로 사용해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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