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바실리스크 X 하이퍼스피드

레이저 바실리스크 X 하이퍼스피드 무선 게이밍 마우스 두 달 정도 사용 소감을 적어봅니다. 이름이 상당히 긴데요, 일반적인 레이저 제품들의 녹색 LED가 전혀 들어 있지 않은, 어떻게 보면 너무 심심한 이미지의 마우스입니다.

 

게이밍 용도로 나왔으며, 화려한 치장을 뺀 대신 가격대를 확 낮춰서 새롭게 레이저 제품군을 사용해 보려는 유저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판매가는 79,000 원 정도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레이저 바실리스크 X 얼티메이트의 저렴한 버전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대신에 차 떼고 포 떼고 아무튼 이것저것 얼티메이트의 좋은 것들은 떼 내어 버린 아쉬움이 있네요.

 

박스는 전체적으로 레이저 특유의 녹색 포장으로 되어 있으며, 해외직구로 구매를 해서 그런지 밀봉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위쪽 개봉 부분의 밀봉 테이프가 뜯겨진 상태로 왔더군요. 

 

다행히 내용물에 이상은 없었습니다. 한글 사용 설명이 간단히 2페이지 포함된 매뉴얼이 한 권 들어 있고, 여기에는 레이저 뱀 로고 스티커도 사이에 들어 있습니다.

 

다른 사용기에 보니 들어있지 않았다고 하는 분도 있던데 제가 받은 제품에는 분명히 들어 있었습니다. 배터리는 에너자이저 AA 사이즈가 하나 들어 있어서 구매 후 바로 사용이 가능하더군요.

 

국내 유통 제품은 메이드 인 차이나가 대부분이던데 이 제품은 특이하게 태국에서 만들었습니다. 

 

너무 잘 생긴 디자인의 바실리스크 막내

 

디자인은 레이저의 다른 라인인 데스에더보다 훨씬 공격적으로 생겼습니다. 쉽게 말해 남성적이고 잘 생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실리스크 라인은 버튼 숫자나 RGB 지원 여부 등을 빼고는 다 똑같이 이렇게 생겼습니다. 

 

그리고 인체공학적으로 오른쪽 기울어짐이 있는 오른손잡이용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양손잡이용이 편하다는 분도 많지만, 저처럼 한 번씩 어깨 통증을 경험하는 헤비유저라면 마우스의 꺾어진 각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쉽게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만큼 이 디자인이 많은 마우스 선택 요소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아주 고가 라인에서만 인체공학 디자인이 사용되는 추세라서 레이저의 엔트리 모델에 적용되었다는 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스크롤 휠은 구분감이 있게 돌아가는 대형 휠이 채택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마우스보다 휠 크기가 훨씬 크고 잘 무르지 않을 것처럼 생긴 고무 재질로 되어 있습니다. 간혹 무한 스크롤을 선호하는 사용자도 있지만, 저는 이렇게 구분감 있게 딱딱 돌아가는 게 좋더군요.

 

스크롤 감도도 좋은 편이어서 문서 작업이나 웹 서핑용으로 아주 적합합니다. 아쉽게도 좌우 스크롤 기능은 없어서 그냥 상하 스크롤과 클릭 기능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휠 위쪽에 dpi 변경 버튼이 달려 있습니다. 기본 설정으로는 누를 때마다 800/1800/3200/7200/16000 dpi 변경이 가능합니다. 이건 프로그램에서 더 세밀하게 바꿔줄 수 있으므로 자기에게 맞는 dpi로 바꿔주면 됩니다.

 

왼쪽 클릭, 오른쪽 클릭 버튼은 가볍고 경쾌하게 눌립니다. 무소음은 아니고 로지텍의 G304가 내는 경망스러운 딸깍! 소리보다는 훨씬 부드럽고 듣기 좋은 소리를 냅니다. M720이 있다면 그것보다 아주 약간 가벼운 소리가 난다고 보면 됩니다. 클릭압도 가벼워서 손가락에 부담을 주지 않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을 사용해 보면 클릭이 무척 버겁게 느껴질 정도로 무거운 키압을 가진 마우스들을 볼 수 있는데, 그런 제품들에 비하면 선녀 같습니다. 

 

인터넷의 분해 사진을 보니 RAZER 로고가 박힌 옴론 버튼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유통 제품이 아니고 옴론과 합작해서 만든 내구성 5천만 번의 스위치라고 합니다. 버튼스위치도 녹색입니다. 

 

왼쪽 사이드에는 2개의 앞으로, 뒤로 가기 버튼이 있는데 역시 레이저 프로그램에서 액션을 지정해서 바꿔줄 수 있습니다. 이 사이드 버튼의 클릭감이 아주 예술입니다. 

 

왼쪽, 오른쪽 버튼의 클릭감도 부드럽고 좋은 편인데, 사이드 버튼은 한층 더 좋습니다. 정말 아주 부드럽게 눌려서 기분이 좋아질 정도네요. 괜히 계속 눌러보고 싶을 정도입니다.

 

사이드 버튼의 스위치 제조사는 중국의 ChangFeng 사가 만든 CF Switch입니다. 알려지지 않은 회사의 스위치이지만, 버튼감이 좋아서 일부러 제조사까지 눈이 빠지게 구글 검색해서 찾아봤네요.

 

배터리 커버는 마우스 등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살짝 열면 자석이 떨어지면서 커버가 열리게 되죠. 닫을 때도 자석이 들러붙어서 가볍게 밀착됩니다.

 

AA 배터리가 들어 있지만 무게는 상당히 가벼운 편입니다. 일반 AA 배터리를 사용하면 약 107g 정도가 나오고 배터리 홀더를 적용해서 AAA 배터리를 끼우면 99g 정도가 됩니다. 배터리가 없을 때는 제조사가 밝힌 공식 무게가 83g이네요. 이 정도면 무리 없이 손쉽게 게임에 사용할 정도는 됩니다. 

 

구매할 때만 해도 설마 레이저의 상징인 녹색 LED가 한 군데도 없겠어? 하고 구매했는데 실제로 딱 한 군데만 있습니다. 그것도 처음에 배터리를 넣고 전원을 켜는 순간만 녹색으로 잠깐 반짝하고 말더군요. 블루투스 모드에서 기기 검색을 할 때는 파란색으로 반짝입니다.

 

배터리가 다 닳으면 저전력 표시로 빨간 LED로 바뀌어 두 번씩 깜빡인다고 매뉴얼에는 적혀 있습니다. 실제로 써 보니 배터리 타임이 그렇게 길지 않더군요. 게임을 자주 한다면 2주가 못 되어 배터리가 닳을 수 있습니다. 빨간 불이 깜빡인다면 빨리 배터리를 교체해 줘야 합니다. 이처럼 하나의 LED 발광 지점에서 3가지 컬러로 LED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LED 얘기는 여기까지고, 그다음은 게이밍 용도로 괜찮은가를 살펴보겠습니다.

 

게이밍 용도로 테스트

 

5G 광학 센서가 적용되어 있고 16,000 dpi까지 지원합니다. 상당히 높은 dpi를 지원하고 있네요. 제가 사용 중인 로지텍의 G304는 12,000 dpi까지 지원하니까 더 정밀한 움직임을 가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블루투스와 일반 무선 동글 연결을 함께 지원하는 듀얼 모드 무선입니다. 한 가지만 지원하는 것보다는 훨씬 접속 편의성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죠.

 

저도 G304를 쓸 때 갑자기 무선 수신기 연결이 안 되거나 하는 경우가 생겨서 애를 먹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런 때 블루투스로 전환해서 빠르게 사용할 수 있다면 빠르게 대처할 수 있겠죠. 연결 기기에 있어서도 블루투스가 되면 더 확장성이 좋아집니다.

 

배터리 타임은 블루투스 모드일 때는 최대 450시간, 그리고 하이퍼스피드 와이어리스 모드에서는 285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나와 있네요.

 

이렇게 보니 제가 짧게 썼을 때는 무선 수신기 연결을 했을 때인 것 같습니다. 하루 8시간 사용을 했다고 할 때 약 한 달 정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사무용 로지텍 마우스라면 아주 짧다고 할 수 있어도 게이밍 마우스 쪽에서는 그런대로 선방하는 배터리 타임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충전식이 아니라 일반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쉽게 갈아 끼울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블루투스와 2.4 동글 연결 전환은 밑바닥에 버튼으로 바로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써 보면서도 상당히 사용자 편의성 부분에서 많은 신경을 썼다는 게 느껴지더군요.

 

일반 사무용도로는 넘치는 스펙이고 게이밍에서는 아주 상급이라고는 뭐하지만, 일반 마우스에 비해서는 에임도 잘 잡히고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저는 일상에서 멀티로 사용 중입니다. 문서 작성이나 엑셀 용도 등 사무용으로도 쓰고 웹서핑도 이걸로 하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게임에서도 사용은 하는데 더 자주 쓰는 건 G304입니다.

 

이게 어떤 이질감이라기보다는 손에 익는 게 G304가 더 낫다는 느낌입니다. 같은 FPS를 해도 약간의 차이로 선호도가 갈리네요.

 

그렇다고 레이저 바실리스크 X 하이퍼스피드가 G304보다 못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손에 착 감기는 느낌은 바실리스크 X 하이퍼스피드가 더 낫고, 그립 했을 때의 촉감도 양 사이드가 고무처럼 코팅되어 있어서 이게 더 낫습니다.  

 

하지만, 게임에서의 정밀도는 이게 설정을 잘 못 맞춰서인지는 몰라도 약간씩 모자람이 있네요. G304를 안 썼다면 그냥 모를 수 있겠는데 같이 사용하다 보면 손이 로지텍 쪽을 더 선호하게 됩니다. 

 

FPS 게임을 오래 하다 보면 에임을 맞추거나 슈팅을 할 때의 감도가 있는데, 이 부분에서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잘 안 맞는다라는 느낌이 있습니다. dpi 설정을 프로그램 안에서 세밀하게 몇 번 맞춰보기도 했는데 제 입맛에 맞추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이건 개인 차가 있을 수 있으므로 추가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둘을 같이 놓고 보는 시점에서는 손을 들어줄 수 없지만, 이것 하나만 놓고 게이밍으로 사용한다면 그래도 괜찮은 제품이라고 하겠네요. 

 

게이밍으로는 1% 부족, 하지만 멀티용으로는 부족함이 없는 마우스

 

Razer Synapse 3을 사용할 수 있다고는 하는데 dpi 설정 말고는 따로 특별히 손댈 부분이 없습니다. 일반적인 레이저 제품이라면 RGB를 바꿔준다고 시간을 보낼 수 있어도 이 제품은 최소한의 LED만 달려 있어서 그런 재미를 느낄 수 없다는 단점이 있죠.

 

결론적으로 게이밍에서 약간의 부족함이 있다고는 해도 레이저만의 소위 뽀대라는 게 여기에도 있습니다. 로고만 봐도 왠지 가슴 한편이 흐뭇해지는 그런 감동이 있네요.

 

그래서 게임에서의 부족함을 다른 부분에서 다 채울 수 있는 마우스인 것 같습니다. 물론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면 게임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뽐낼 수 있을 겁니다. 

 

그런 면에서 가성비로 충분한 마우스라고 하겠네요. 국내 판매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직구를 할 수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한번 사용해 봐도 좋을 마우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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