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텍 M720 마우스는 트라이애슬론(Triathlon)이라는 별칭이 붙어 있습니다. 원래 M705 마라톤이라는 롱 배터리 마우스의 후속으로 나온 모델이죠.
한층 더 강화된 배터리라는 뜻에서 트라이애슬론이라는 별칭이 붙었을 겁니다. 로지텍 M720 Triathlon은 현재 국내가 기준으로 병행 제품은 4만 원대, 정식 발매품은 6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아마존 직구로 구매하면 할인 때 배송비까지 해서 3만 원대에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정도면 가성비가 좋다고 할 만한 모델이죠. 상당히 만족감이 있는 제품이고, 특히 3개의 기기를 버튼 하나로 전환해 가면서 쓸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쉬운 감도와 편리한 기기 전환
최대 dpi는 1000 dpi입니다. 딱 한 가지 단점이라고 한다면 M705에서 그대로 이어받은 듯한 이 낮은 감도를 들 수 있겠습니다. M705도 최대 1000 dpi를 지원합니다. 2년쯤 뒤에 처음 발매된 G304 게이밍 마우스는 최대 12000 dpi를 지원합니다. 이와 비교해 보면 훨씬 선명하게 그 차이가 드러나는데요, 이 제품이 왜 게이밍이 아닌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G304를 이용해서 웹서핑을 하거나 워드, 엑셀에서 정확한 지점을 찍어서 글을 입력하려고 하면 정확히 딱 원하는 지점에 서는 브레이킹 능력이 좋은 자동차를 보는 듯합니다.
반면에 M720은 커서를 움직일 때 아주 살짝 딜레이가 느껴지고, 정확한 지점을 찍었을 때 스무스하게 이동하는 느낌을 갖게 되죠. 브레이크가 밀리는 자동차처럼 말이죠.
이 둘의 차이는 같이 사용하는 사용자라면 쉽게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만약 M720 만 사용하는 사용자라면 이런 마우스 감도의 차이를 느끼기보다는 기능적인 장점에 더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왼쪽 그립 하는 부분에 3개의 버튼이 있습니다. 앞으로, 뒤로 가기 버튼과 나란히 붙어 있는 하나의 버튼은 바로 기기 전환 스위치입니다.
이걸 한 번씩 누를 때마다 마우스 상단에 프린팅 된 1, 2, 3 숫자 부분에 LED가 점등되고 한두 번의 깜박임 뒤에 바로 기기 전환이 되죠. 이 작은 마우스에 전환 표시 부분을 각각 넣어줬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저는 PC 본체, 노트북, 그리고 아이패드에 이 설정을 물려 놓았습니다. 한 번씩 누를 때마다 각 기기를 바꿔가면서 사용할 수 있는 셈입니다.
블루투스 연결이 되므로, 당연히 모바일 기기에 대한 접근성도 좋은 편입니다. 블루투스로만 연결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일반 무선 연결도 됩니다.
사용하는 수신기도 로지텍 유니파잉을 지원하기 때문에 범용적으로 사용하기에 무척 편리합니다. 사실 G304의 한 가지 단점이라고 한다면 유니파잉과 블루투스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인데요, 게이밍의 특성이라 생각하기에는 무척 아쉬움이 남습니다.
휠은 무한 휠이 지원됩니다. M705에서도 이 무한 휠의 장점이 무척 두드러졌었죠. 비교적 저가 라인에서는 이 무한 휠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M705와 M720은 무한 휠이라는 강력한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간혹 사용자분들 중에서 무한 휠의 매력을 잘 못 느끼는 분들도 있더군요. 걸림 없이 돌아간다는 게 오히려 불편한 느낌이라고 합니다.
저는 딱히 불편하지는 않고, 긴 문서를 읽거나 쇼핑몰 웹 서핑을 할 때는 이 무한 휠이 주는 편리함이 더 좋았습니다. 물론 걸림 있는 일반 휠로도 쓸 수 있습니다. 휠 바로 위쪽에 달려 있는 버튼 하나로 일반 휠과 무한 휠 전환이 가능합니다.
말 그대로 업무용, 사무용에 상당히 특화되어 있는 마우스라고 하겠습니다.
외형적인 특징들 - M705와 비교해 보기
마우스의 크기는 일반적인 남성 기준으로 표준형이라고 하겠습니다. 작지는 않고 그렇다고 아주 크지도 않습니다. M330을 사용해 보신 분이라면 살짝 틀어진 오른손잡이 전용의 디자인이 아주 비슷하다고 느낄 겁니다. 이것도 오른손잡이용이어서 앞에서 보면 오른쪽 부분이 더 낮게 되어 있습니다.
디자인이 비슷해서 크기도 비슷할 거라 생각하기 쉬운데, 크기는 좀 더 큰 편입니다. 저는 팜 그립, 즉 마우스 전체면을 살짝 덮는 식으로 잡는데 이렇게 팜 그립을 하게 되면 손바닥이 꽉 차는 느낌이 납니다.
M330은 길이가 이보다 짧아서 버튼부에 손가락을 올리면 손바닥 시작 부분만 얹을 수 있는데, M720은 볼륨이 있는 편이어서 손바닥 절반 정도가 얹힐 수 있습니다.
M705와 비교해서는 잡았을 때 느낌이 거의 비슷하지만, 그래도 좌우로 더 펑퍼짐한 편인 M720이 조금 더 큰 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립감 면에서는 M705가 더 좋았다고 하겠네요.
그리고 위에서 보면 그냥 검은 블랙 컬러인데, 밑면은 화이트 색상입니다. 전면에서 보면 아주 살짝 바닥의 흰색 컬러가 보이네요. 마치 K270 키보드 같은 느낌입니다. 둘이 한 세트라면 아주 잘 어울리겠네요. K720도 위에서 보면 블랙인데 밑면은 화이트로 되어 있죠.
버튼은 좌우 클릭, 휠 클릭, 사이드 버튼 등을 모두 합해서 8개입니다. 상당히 많죠? 제조사의 설명 글에는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버튼이 6개라고 마케팅하고 있는데, 여기에 무한 휠 버튼과 기기 전환 버튼을 합쳐서 8개가 됩니다.
특히 3개의 왼쪽 사이드 버튼 아래에는 숨겨진 버튼이 하나 있습니다. 누르면 작업 창 전환을 바로 할 수 있는 제스처 버튼이죠. M705에도 있었고 상당히 유용한 버튼이었습니다.
M705에 있었는데 빠진 기능은 좌우 틸트 휠 기능입니다. 이것도 웹 서핑 때 잘 써먹었던 기능인데 신모델인 M720에서는 쏙 빼 버렸네요.
* 제가 잘못 봤네요. 좌우 틸트 휠 기능이 있습니다!
그래도 새로운 트라이애슬론 모델에 적용된 센서부는 중앙에 가깝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마라톤 마우스가 한쪽으로 치우친 센서부 위치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커서 움직임을 가지고 있던 것에 비해 정말 장족의 발전인 셈이죠.
저 역시 M705를 사용할 때는 어색한 커서 움직임 때문에 초반 적응을 잘 못했었습니다. 나중에 인터넷을 뒤져서 개별 설정을 좀 하고 난 다음에 적응이 되기는 했지만, 이 센서부 치우침은 정말 심각한 결함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센서도 M705는 레이저, M720은 광으로 다릅니다. 레이저가 광학 보다 더 민감하고 빠르게 서치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M705는 글쎄요...입니다.
덕분에 M720은 비슷한 롱 배터리 컨셉이면서도 커서의 움직임에 있어서 불만은 잠재우는, 똑똑한 제품으로 태어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로 제품 설명에 나와 있는 지속 배터리 타임 24개월, 아직 2년을 사용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딱 구분 지어 말할 수는 없겠습니다. 몇 달이 지난 아직까지도 배터리 부족 경고가 뜨지 않는 걸 보면 별 차이 없이 오래가는 배터리를 자랑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데 마라톤은 3년 배터리인데 트라이애슬론은 2년인 건 뭔가 이상하단 생각이 드네요. 트라이애슬론이 더 힘든 경기 아닌가요?
금방 발생한 외부 도색 번들거림
지금 사용한지는 몇 달이 지났는데, 블랙 색상 특히 코팅되어 있는 표면을 가진 로지텍 마우스는 모델에 따라서 그립 부분의 번들거림이 심해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이 제품도 예외가 아니네요.
엄지 손가락이 닿는 부분, 엄지와 집게손가락이 이어지는 부위가 마우스 등과 맞닿는 부분, 그리고 오른쪽 그립 부분 등에 모두 선명하게 번들거림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전에 더 저가형인 M280 마우스를 사용할 때, 사용한 지 한두 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왼쪽 그립부의 고무 부분이 위로 일어나는, 그야말로 접착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 생길 수 있는 그런 현상이 일어나더군요.
하지만, AS 문의를 해 보니 외형상 손상은 AS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만 들었습니다. 이게 왜 AS 대상이 되지 않는지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워낙 저가형이어서 다시 한번 더 믿고 구매하는 걸로 지나간 적이 있습니다.
결국 특유의 더블클릭 증상으로 몇 달이 지나니 또 사용하기 어려워지더군요. AS 보내고 받는 비용과 시간이 아까워서 역시 몇 개나 같은 제품을 사고 버리고를 반복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외부 변형이 오는 게 달갑지는 않네요. 당연히 AS가 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이 때문에 제가 느끼는 로지텍 이미지는 더 안 좋아지겠죠.
소비자 입장에서는 로지텍만큼 다양하고 성능 좋은 제품을 만드는 마우스 제조사가 몇 없기 때문에 오히려 더 화가 나는 일입니다. 대체제가 별로 없습니다. 사소한 것까지 신경 써서 소비자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그런 AS를 해 주면 좋겠습니다.
추천 혹은 비추천?
업무용으로는 정말 추천합니다. 다만, 게이밍용으로는 절대로 비추천 합니다. 실제로 FPS 게임인 디비전 2나 파크라이 2 같은 게임에서 활용해 보니 일단 킬 수가 안 나옵니다.
똑같은 맵에서 적들과 같은 무기로 교전을 벌여도 정확한 에임이 맞지 않는 느낌이 듭니다. 이 때문에 정밀 타격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더군요.
미세하게 dpi를 조절해 봤자 1000 dpi가 끝이므로 더 이상 뭘 해 볼 게 없습니다. 대신에 사무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이만한 마우스가 없습니다.
오래 가고, 활용할 수 있는 커스텀 키 많고, 심지어 긴 문서를 빠르게 스캔 해 볼 수 있는 무한 휠이 달려 있습니다. 무려 6만 원 이하 모델에 말이죠.
이 정도면 회사에서 단체로 주문할 때 꼭 집어서 M720을 구매해도 괜찮을 거라고 봅니다. 어차피 게임에 특화되어 있지 않으므로 업무 중에 게임하는 월급 루팡을 괴롭힐 수도...
로지텍 M720 트라이애슬론 마우스는 긴 배터리 타임에 많은 기능 키를 갖추고, 예민하지 않으면 그냥 사용하기 편리한 그런 다재다능한 마우스라고 봅니다.
번들번들해지는 왼쪽 옆구리를 보면 마음 아프지만, 그래도 대체제가 많지 않은 잘 만든 마우스임에는 틀림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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