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스컬프트 에고노믹 인체공학 데스크탑 키보드 사용 후기입니다. 이름이 정말 길어서 검색할 때는 그냥 마이크로소프트 인체공학 키보드라고 검색해서 찾았었네요.
지금 현재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은 10만원대입니다. 오픈마켓에서 할인을 좀 하게 되면 9만원 후반대에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저도 그 가격에 구매를 했었네요. 얼마 전에 마우스 클릭 이상이 생겨서 AS를 신청했고 풀 박스 그대로 배송되어 왔습니다.
구매한 시기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되었는데 이렇게 해당 기간이라고 AS를 무상으로 처리해 주니 역시 MS 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AS 기간은 넉넉하게 3년입니다. AS를 받으면 종이가 하나 들어 있는데, 여기에 남은 기간을 기록해 줍니다. 해당 기간 안에 고장이 생기면 다시 교환해 준다고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스컬프트 에고노믹 데스크탑 키보드
키보드 디자인
디자인은 정말 누가 뭐라고 해도 대단한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로지텍에서 나온 로지텍 ERGO K860 같은 경우는 손목 받침대를 분리할 수 없는 디자인인데, MS도 마찬가지로 분리는 안 됩니다.
대신에 디자인 자체가 2개로 딱 나눠져 있어서 마치 공중에 붕 뜬 우주선 같은 느낌이죠. 처음 보게 되면 이게 키보드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까? 싶은 의문이 들 정도로 독특한 디자인입니다.
그리고 텐키가 있는 숫자 키패드 부분이 따로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좌우로 길게 펼쳐진 모습이죠.
저는 처음 이 제품을 봤을 때 정말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디지털 덕후에게 소유욕을 불러일으키는 디자인이었습니다. 그리고 구매 후에 처음 개봉했을 때의 즐거움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죠.
이상하게 생긴 인체공학 디자인은 뒷전이고, 이렇게 아름다운 디자인의 키보드가 있다는 데 대해서 감동을 받았었죠.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의 진취적인 디자인 철학이 있었기에 이런 제품이 탄생했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으로는 별로 깔 게 없습니다. 손목 터널 증후군 같은 업무상 근골격계 질환을 한 번이라도 겪어본 사람이라면 인체공학으로 디자인된 키보드가 얼마나 이런 질환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는지 알고 있을 겁니다.
저 역시 어깨와 손목의 통증으로 인체공학 키보드나 텐키리스 키보드를 찾기 시작했었는데요, 스컬프트 에고노믹 데스크탑 키보드가 어깨를 안 아프게 만드는 데 일조를 했습니다.
손목 받침대는 살짝 탄력이 있는 쿠션이 들어 있습니다. 저렴한 제품들은 딱딱한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는데, 이 부분은 마음에 드네요. 대신에 때가 잘 타는 편이어서 오래 쓰다 보면 허옇게 자국이 생기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이건 분리가 안 되므로 새 제품을 사거나 어떻게 잘 세척해서 쓰는 수밖에 없겠네요.
손목 받침대 아래에는 따로 자석으로 분리가 가능한 각도 조절 받침대가 있습니다. 이걸 붙이면 손목 쪽 높이가 높아지고, 떼면 낮아집니다. 저는 어색해서 주로 뗀 상태로 사용하는데요, 손목 각도가 꺾이는 것을 싫어하는 분이라면 붙여서 써도 됩니다.
마우스 디자인
마우스는 정말 강가의 짱돌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모습입니다. 검은색 짱돌 같다고나 할까요? 둥글둥글한 모양은 같은 크기의 돌을 잡았을 때 모습 그대로 손이 감싸도록 만들어 줍니다.
이게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으로 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손이 작은 사람에게는 좀 큰 편입니다. 잡았을 때 던진다고 생각해도 큰 크기입니다.
보통 던지는 돌을 잡을 때는 적당한 크기를 고르게 되는데, 그런 면에서 이 마우스는 작은 손에게는 큰 편입니다.
손만 컸다면 잡았을 때의 그립감이나 느낌은 좋은 편입니다. 딱 맞는 위치에 클릭 버튼들이 위치해 있고, 왼쪽 사이드 면에도 윈도 버튼과 그 아래 뒤로 가기 버튼이 자리 잡고 있어서 기능적으로도 괜찮은 편이죠.
키감과 마우스 클릭감
인체공학 키보드의 특징 중 하나라면 누르는 힘도 어느 정도 고려해야 합니다. 키압이 너무 높으면 손가락에 무리를 주게 되고, 또 너무 낮으면 오래 타이핑할 때 부담이 될 수 있죠.
그런 면에서 이 제품의 키압은 적당히 낮고 부드러운 편입니다. 오랜 시간 타이핑을 해도 부담스럽지 않게 러버돔의 탄력이 적당하네요. 멤브레인이 아니라 펜타그래프라서 좀 더 안정적인 키감이 된 듯합니다. 사실 이런 종류의 펜타그래프는 거기서 거기인 비슷한 키감을 준다고 보면 됩니다.
멤브시트가 엄청나게 쫀쫀한 탄력을 가지지 않는 이상은 펜타그래프의 시저 방식 구조물이 누르는 힘이 이런 탄력을 어느 정도 커버해 버리기 때문이죠. 멤브레인 방식이 아닌 펜타그래프 방식을 적용한 건 잘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마우스의 경우는 사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데요, AS 전에 받은 제품은 왼쪽 클릭이 무척이나 무겁게 느껴지더군요. 그리고 손이 작은 사용자가 잡았을 때는 그립감이 좋지 않아서 치명적인 단점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교환받은 마우스는 왼쪽 클릭의 느낌이 좀 더 부드러워졌더군요. 이게 생산 주차에 따라 다른 부품을 사용해서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합격입니다.
조약돌을 잡고 있는 느낌이라서 그 크기가 중요한데요, 손이 작은 저 같은 사람에게는 잡는 것만으로도 좀 부담스러운 느낌이 있었습니다. 거기에 클릭 키압이 높다면 사실 최악이라고 할 수 있죠.
두 번째 받은 마우스의 클릭감은 다소 부드러워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큰 모양 때문에 그리 선호할 마우스는 아닌 듯합니다.
숫자 키패드
숫자 키패드를 따로 분리해서 적용시킨 건 아주 좋은 아이디어인 듯합니다. 어차피 손목 터널 증후군이나 어깨 통증을 겪는 사용자는 텐키리스를 주로 쓰게 되는데, 이런 면에서 숫자를 자주 다루는 업무용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준 것이죠.
저는 숫자 키패드를 사용할 일이 적은데 이런 사람은 아예 꺼내지 않으면 됩니다. 그러면 공간도 덜 차지하고 책상 위도 깔끔하게 보이죠.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렇게 따로 꺼낼 것 같으면 아예 계산기 기능을 넣어줬으면 좋지 않았겠나 하는 점입니다. 위에 작은 LCD라도 붙여서 계산기로도 쓰게 했다면 활용도가 높았을 텐데 말이죠. 이렇게 하려면 단가는 좀 올라가겠지만, 사용자를 더 끌어들이는 데는 도움이 되었을 겁니다.
일반 사용자의 경우는 엑셀에 숫자를 많이 넣는 일을 하지 않는 이상은 숫자를 입력할 때 일부러 키패드를 찾아서 쓸 경우는 별로 없을 겁니다. 따라서 이렇게 따로 분리형 키패드를 만든 건 업무용으로 잘 써 보라고 준 MS의 배려라는 생각이 드네요.
장점과 단점
이 키보드만큼 장점과 단점이 뚜렷한 제품은 잘 없을 겁니다. 간단히 장점과 단점을 먼저 적어보겠습니다.
장점
제품명에도 들어 있듯이 인체공학 키보드와 마우스라는 점, 부드러운 키감, 무선 인체공학 키보드 세트, 마이크로소프트의 하드웨어라는 점.
단점
한글 모음 'ㅠ'가 분리된 왼쪽에 자리해 있어서 'ㅠ'를 오른손으로 클릭하는 사람에게는 적응하기까지의 시간이 걸리는 점, 마우스가 손 작은 사람에게는 큰 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단점은 이것 두 가지뿐입니다. 그나마 키보드 같은 경우 저에게는 단점이 되지 않는데, 이상하게 저는 왼쪽 손가락으로 ㅠ를 쓰고 있더군요.
익숙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습니다. 그래서 단점으로 적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일반 키보드를 사용하다 이걸 사용하려면 조금은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겠죠.
손가락, 손목, 어깨 아픈 사람에게는 최상의 제품
누구든지 업무 때문에 키보드나 마우스를 오래 사용하다가 생기는 질환에 대해 얘기한다면 이 제품을 권할 겁니다.
실제로 저는 어깨 통증으로 고생하다가 이 제품을 만나서 많이 완화된 케이스이고, 마우스만 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오른쪽 전용으로 기울어진 로지텍 제품을 썼었습니다.
지금은 어깨 통증이 거의 사라져서 텐키리스와 이 제품을 번갈아 가면서 쓰고 있네요. 그리고 통증이 없다고 해도 디자인적으로 꽤 만족할 만한 수준의 완성도를 갖추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로지텍의 ERGO K860보다는 이 제품이 훨씬 더 예쁘다고 생각합니다. 텐키가 따로 있는 것도 더 나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겠죠.
후속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디자이너 서피스 어고노믹 세트 같은 경우는 오히려 텐키가 붙어서 디자인이 후퇴한 경우입니다. 앞으로 다른 모델이 또 나온다면 이 제품의 뒤를 이어서 텐키가 따로 떨어진 제품이 나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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