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토 레트로팝 미니

엑토 레트로팝 미니 BTC-03 블루투스 키보드 사용 소감입니다. 이름이 너무 길죠? 그냥 엑토 레트로팝 미니나 BTC-03이라고 불리는 키보드입니다.

 

살면서 엑토사의 키보드를 구매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냥 엑토의 브랜드 이미지가 오피스 브랜드? 뭐 이런 느낌이어서 키보드 마우스 쪽으로는 그리 호감 가는 제품이 없었는데, 이건 좀 달랐네요.

 

구매 당시 이마트 배송으로 했고, 매장에서 가져다 줬습니다. 지금은 이마트 매장에서 이걸 팔고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엑토 레트로팝 미니 BTC-03 과연 어떤 매력이 있을까?

 

일단 그냥 봐서는 컬러가 아주 예술적입니다. 전체적인 톤은 그레이인데, 키캡은 녹색이 살짝 들어 있어서 어두울 때 보면 그린이 가미된 그레이처럼 보입니다. 문자열과 주변 방향키 등이 구분되어서 컬러 채도가 다르게 표현되어 있는 점도 마음에 듭니다. 

 

여기에 ESC키와 Enter키는 오렌지 톤의 컬러, Space키는 아주 짙은 회색으로 되어 있어서 키 포인트가 되어 주죠. 실제로 본체 컬러까지 합하면 모두 5가지 컬러가 사용된 셈입니다.

 

보통의 키보드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컬러 조합이네요. 키캡은 동글동글한 조약돌처럼 생겨서, 그냥 보면 클래식한 타자기처럼 보입니다.

 

아마도 왼쪽이나 오른쪽에 더미처럼 걸쇠 같은 걸 붙여 놓았다면 영락 없는 클래식 타자기라고 볼 수 있겠죠. 이런 디자인적인 매력이 아주 강한 편입니다.

 

키캡을 뽑아 보면 그냥 일반적인 멤브레인입니다. 그런데 멤브 시트의 키압이 상당히 특이한 편입니다. 하나씩 눌러보면 키압은 적축보다 약간 무거운 정도인데 실제로 쳐 보면 키압이 높게 느껴집니다. 

 

이런 키압이 동그란 키캡들과 어우러지다가 보니, 누를 때 다른 키캡 간섭도 좀 있고 리드미컬 하게 타이핑할 때 걸리적거림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장시간 타이핑 하는 데는 그리 썩 어울려 보이질 않네요. 이런 특이한 키압과는 별개로 키감은 부드러운 편입니다. 어떻게 보면 레노버의 싱크패드 키감처럼 쫀득한 맛이 있기도 합니다. 누르는 즐거움이 있네요. 

 

키보드 전체 높이는 꽤 높은 편입니다. 손목이 꺾이는 게 보일 정도로 본체 자체가 높은 편이고, 위쪽으로 갈수록 두꺼워지는 하판을 가지고 있네요. 넓은 면적의 풀사이즈라면 그 높이를 어느 정도 단계별로 부드럽게 위로 올릴 수 있었겠죠. 이걸 컴팩트하게 만들다 보니 높이 조절을 주고 싶은데 올리다가 끝!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여기에 희한하게도 키캡 높이가 균일함에도 불구하고 키보드 높이가 비스듬하게 올라가는 형태라서 그런지 키캡을 누를 때 층이 져 있는 듯느껴집니다.

 

시선이 위에서 키보드를 내려다볼 때, 위쪽으로 갈수록 단계별로 낮아지는 착시 효과가 생기네요. 실제로 옆에서 보면 키캡 높이는 동일합니다. 

 

이런 디자인상의 구조적 문제(?) 때문인지 타이핑할 때마다 하나의 키를 누를 때 주변 키캡이 손가락에 살짝살짝 걸립니다. 저만 그런 건 아니겠죠. 

 

엑토 레트로팝 미니는 키를 하나 누르게 되면 키 피치가 생각보다 넓고, 키 스트로크는 깊이 들어가는데 생각했던 것만큼의 퍼포먼스가 나와주질 않는 것이죠.

 

키압이나 전체적인 여러 여건들을 봐서는 아무래도 디자인 때문이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이 정도의 키압이라면 쫀득한 느낌보다는 덜 하고, 일반적인 멤브레인 키보드라면 꽤나 안정적인 타이핑이 가능할 텐데 말이죠.

 

이것 빼고는 꽤나 미려한 컬러와 디자인, 그리고 레트로 감성을 잘 느낄 수 있는 타자기 모양의 감성까지 더해져 멋진 제품이라고 생각됩니다.

 

처음에 살짝 쳐 보고는 장시간 타이핑에 어울리지 않아서 가끔 열어보고 있네요. 때문에 배터리가 얼마나 오래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조사 설명에는 하루 8시간 사용 시 2~3개월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다른 제조사는 4시간 사용 시 1달, 이런 식으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설명도 있던데, 거기에 비하면 8시간이라는 꽤 실사에 가까운 시간 기준으로 적어 놓아서 신임이 가네요.

 

이 정도면 그냥 일반적인 사용 시간이라고 하겠습니다. 로지텍처럼 1년 2년 가는 것과는 차원이 달라도 충전지를 자주 갈아준다면 문제는 없겠네요. 초기에 2개의 AAA 건전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초기 건전지는 버리고 다른 충전지를 끼워서 쓰고 있네요.

 

아, 또 한 가지 장점이라면 무소음에 가까운 타건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Space키는 덜컥! 하는 소리가 그래도 둔탁하게나마 나는데요, 다른 키들은 밤에 도 무방할 만큼 저소음입니다.

 

장점으로 거론할 정도로 저소음이어서, 아주 시끄러운 키보드 타건음을 싫어하는 분에게 어울려 보이네요. 느낌상으로는 무접점 키보드의 멤브 시트와 유사한 질감과 타건음입니다. 고급진 느낌만 뺀다면, 덜 고급스러운 무접점 키보드라고 생각해도 될 것 같습니다.

 

동그란 특유의 키캡 덕분에 다른 키캡 교환은 불가능하고, 이 때문에 어떻게 수정해서 써 봐야지 하는 생각은 접어야 하네요. 제가 멤브레인 저가 키보드들의 키캡을 서로 바꿔서도 많이 써 봐서 이런 키캡 놀이가 익숙한데, 엑토 레트로팝 미니 BTC-03은 전혀 되지를 않습니다. 

 

이런저런 장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하나쯤 있으면 두고두고 써먹을만한 키보드네요. 

 

간단히 장단점 정리

 

장점

낮은 키압과 무소음에 가까운 저소음 타건

타자기를 연상케 하는 클래식한 디자인

빠른 페어링과 Fn 키 조합으로 멀티미디어 등 추가 기능키 사용 가능

 

단점

둥근 키캡과 깊은 스트로크로 인한 오타 확률 높음.

전원 버튼이 따로 없어 기본 절전 기능만 사용 가능

크기가 작지만 높이가 높아서 손목 꺾임 발생

키캡 폰트 컬러가 키캡과 유사해서 보고 치기에 어려움.

 


이상 전체적으로 둥글둥글한 디자인, 부드러운 키감, 저소음 등으로 예쁜 걸 좋아하는 유저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엑토 레트로팝 미니 BTC-03 키보드 사용 소감이었습니다. 

 

모두 6가지의 컬러가 출시된 걸로 알고 있는데, 다른 컬러의 느낌도 한번 알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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