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오나타 크로마 키보드 사용 후기 적어봅니다. 정식 명칭은 RAZER ORNATA CHROMA입니다. 한글 버전은 끝에 KR이 추가로 붙는 것 같네요.
특이한 클릭감과 화려한 RGB가 특징인 키보드죠. 키캡이 아주 낮은 높이로 만들어져 있어 기존의 기계식 키보드와는 차별화가 됩니다.
이 키캡을 열어 보면 일반적인 멤브레인 방식의 연결 구조를 볼 수 있는데요, 체결 부위 위쪽에 있는 작은 금속판 하나가 독특한 키감을 만들어냅니다.
이 금속판이 청축의 걸리는 느낌을 만들고 있으면서 클릭! 클릭! 하는 소리도 함께 내게 되어 있죠. 금속판을 제거하면 일반적인 멤브레인 키보드의 느낌 그대로입니다.
클릭이라는 표현보다 더 이해하기 쉬운 소리가 있는데 바로 모나미 볼펜의 똑딱거리는 소리입니다. 딱 이 소리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실제로 제가 집에서 볼펜 뒤쪽을 똑딱거리면서 키보드 소리와 비교해 봤는데요, 거의 흡사한 소리와 느낌입니다.
금속판이 레이저 오나타 크로마의 키감을 만들어 내는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네요. 레이저에서는 이를 두고 메카 멤브레인이라고 부르더군요. 물론 이것만 가지고 오나타 크로마를 잘 만든 키보드라고 하지는 않겠죠.
노트북이나 본체에 키보드를 연결하면 바로 레이저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화면이 뜹니다.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으면 자동으로 설치 과정을 진행할 수 있죠. 따로 사이트를 찾아서 프로그램을 다운받아야 하는 다른 제조사들과는 분명히 다른 장점입니다.
이렇게 설치한 프로그램에서는 RGB 설정을 할 수 있죠. 이 RGB가 정말 잘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키를 지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구역별로 다양한 효과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문자판은 숨쉬기 모드로, 방향키는 캠프파이어 모드, 그리고 펑션 열은 물결 모드로 각각 지정해서 만들 수 있습니다.
조금 더 개선된 오나타 크로마 v2도 새로 나왔는데 멀티미디어키와 볼륨 휠이 추가된 것 외에는 그렇게 다른 점은 모르겠네요.
자석으로 붙이고 떼는 손목받침대도 기본으로 들어 있습니다. 제가 볼 때는 이 손목 받침대만 해도 3만 원 정도의 값어치가 있어 보입니다.
보통 이런 종류의 잘 만든 고급형 손목받침대가 고가에 판매되고 있는 것을 보면 오나타 크로마의 가격에는 이 금액이 포함되어 있다고 봐도 되겠죠.
약간 푹신한 스펀지가 들어 잇으며, 외부 재질은 인조 가죽입니다. 인조가죽이라고 해도 아주 부드러운 느낌이어서 장시간 사용할 때 피로도를 낮춰주는 역할을 하겠네요.
사실 이 제품의 정상 판매가는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저는 일렉트로마트에서 세일을 할 때 구매했는데요, 7만 원 정도를 주고 구매한 것 같습니다.
이 가격대라면 그래도 수긍할 만한 가격입니다. 이보다 비싸다면 조금 생각을 해 봐야 할 가격이네요. 그 이유는 첫째 멤브레인과 다르지 않은 구조, 두 번째는 내구성 문제입니다.
아까 말했던 금속판을 잘 보면 앞쪽으로 구부러진 부분이 있는데요, 이 부분의 구부러진 정도에 따라서 키의 키압이나 소음이 다릅니다.
하나씩 눌러보면 키압이나 키감이 조금씩 다른 걸 예민한 분들은 알 수 있을 겁니다. 보통 기계식 키보드 같은 경우도 키마다 편차가 있게 되면 누르기가 싫어지는데, 이런 부분에서는 편차 수정이 쉽지 않아 보이네요.
그리고 초기에 구입했을 때 채터링 현상이 있어서 구매하자마자 교환받았습니다. 두 번째 받은 제품은 금속판이 이탈되어 아예 키가 눌러지지 않는 키가 2개나 있더군요.
아마도 배송 과정이나 진열 과정에서 박스가 흔들려 발생한 일 같은데 이 정도로 소비자가 느끼는 고장이 난다는 것은 제품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일이 되겠죠.
또한 키캡이 호환되는 제품이 아니어서 부러지거나 코팅이 벗겨지면 교체하기 어렵습니다. LED 투과는 잘 되는 편인데 다른 사용자의 후기를 보니 일정 시간 사용하면 코팅 벗겨짐이 있나 보더군요.
이런 문제로 인해 고가로 책정된 기본 가격에 구매하는 것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다만, 이와는 별개로 제품의 완성도를 두고 볼 때는 꽤 잘 만든 제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프레임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지만, 아주 단단하고 무겁습니다. 그리고 저가 사출에서 발생하는 라인 같은 것도 보이지 않고 타이핑할 때도 안정적인 느낌이 듭니다.
손목 보호대와 일체감이 있어서 이렇게 놓고 볼 때는 꽤나 고급진 상황 연출이 가능하죠. RGB를 적당히 잘 구성하면 보기도 좋고 치기도 좋은 그런 인풋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조금 다른 이야기로 지금은 이렇게 특이한 클릭음을 내는 키보드를 평범한 멤브레인으로 바꿔서 쓰고 있습니다. 금속판을 제거하는 것인데요, 이렇게 하면 키압도 조금 낮아지고 무엇보다 소음이 줄어듭니다.
잘 알고 있듯이 멤브레인은 저소음 키보드 종류로 꼽히고 있죠. 메카 멤브레인의 핵심을 쏙 빼면 이렇게 그냥 평범한 멤브레인으로 바뀌게 됩니다.
뭐 이렇게 한다고 누가 뭐라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제품 특성이 사라지니 가격에 비해 심심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네요. 그래도 밤에 타이핑하거나 키압이 부담될 때는 한번 시도해 볼 만하다고 봅니다.
이상 레이저 오나타 크로마 키보드 사용 후기였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키보드 매니아 입장에서는 한번 사용해 봐도 좋을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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